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AI 기반 금융거래의 윤리와 법적 책임

by 재테크스텝 2025. 10. 29.

금융, 화폐

2025년 현재, 인공지능(AI)은 금융산업의 핵심 동력으로 자리 잡았다. 은행의 대출 심사부터 증권사의 투자 자문, 보험사의 위험 평가에 이르기까지, AI는 이미 금융의 의사결정 구조를 재편하고 있다. AI는 방대한 데이터를 빠르게 분석하고 최적의 판단을 제시하지만, 그 결과에 대한 윤리적·법적 책임은 여전히 불명확하다. AI가 내린 결정으로 발생한 손해나 차별, 시스템 오류에 대해 누가 책임을 져야 하는가? 이는 단순한 기술 문제가 아니라, 금융 시스템의 신뢰와 직결된 사회적 문제다. 본 글에서는 AI 금융거래의 윤리적 쟁점, 법적 책임 구조, 그리고 신뢰 가능한 AI 금융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한 제도적 방향을 심층적으로 살펴본다.

1. AI 금융거래의 확산과 새로운 윤리적 쟁점

AI 금융거래는 빠르고 효율적이지만, 인간의 판단을 대체한다는 점에서 근본적인 윤리 문제를 제기한다. 첫째, ‘책임의 주체’ 문제가 있다. AI는 인간이 설계했지만, 학습 과정에서 스스로 판단을 내린다. 이때 오류가 발생하면 책임은 프로그래머, 금융기관, 혹은 AI 시스템 중 누구에게 있는가? 둘째, ‘공정성’의 문제다. AI는 과거 데이터를 학습하기 때문에, 데이터에 내재된 사회적 편견이 결과에 반영될 수 있다. 실제로 일부 신용평가 모델은 특정 연령·성별·직업군에 불리한 결과를 도출했다. 셋째, ‘투명성’의 부족이다. AI의 의사결정 구조는 복잡한 알고리즘으로 구성되어 있어, 인간이 결과의 근거를 명확히 이해하기 어렵다. 이러한 불투명성은 금융소비자의 신뢰를 저하시킨다. 2025년 이후 금융당국은 ‘AI 금융윤리 가이드라인’을 제정해, 금융기관이 AI를 활용할 때 공정성·투명성·책임성을 준수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 현장에서는 여전히 이 세 가지 가치 간의 균형을 잡기가 어렵다.

2. 알고리즘 투명성과 설명 가능성의 중요성

AI가 금융거래에서 신뢰를 얻기 위해 가장 중요한 요소는 ‘설명 가능성(Explainability)’이다. 이는 AI가 어떤 데이터를 기반으로 어떤 판단을 내렸는지를 사람이 이해할 수 있는 방식으로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다. 예를 들어, AI가 특정 고객의 대출을 거절했을 경우, 그 이유가 ‘신용점수’, ‘소득 변동성’, ‘부채 비율’ 중 어느 요소 때문인지 명확히 제시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차별적 의사결정이 발생해도 피해자가 이를 입증하기 어렵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금융기관은 ‘XAI(설명 가능한 AI)’ 시스템을 도입해 알고리즘의 판단 근거를 시각화하고 있다. 또한, 금융위원회는 2024년부터 ‘AI 모델 검증제’를 시행해, 주요 금융기관이 사용하는 AI 모델의 데이터 편향성·정확도·설명 가능성을 정기적으로 점검하도록 의무화했다. 이런 제도는 단순히 기술을 관리하는 것이 아니라, AI와 인간 사이의 신뢰를 복원하는 장치로 기능한다. 설명 가능성이 확보되어야만 AI 금융은 단순한 효율 도구가 아니라, 윤리적 판단 주체로 인정받을 수 있다.

3. 법적 책임 구조의 공백과 해결 방향

AI 금융거래에서 발생한 문제의 법적 책임을 규정하는 것은 아직 초기 단계다. 전통적인 법체계는 ‘의사결정 주체=인간’이라는 전제를 기반으로 설계되어 있지만, AI는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할 수 있는 비인간적 주체다. 예를 들어, AI 투자시스템이 알고리즘 오류로 고객 자산에 손실을 입힌 경우, 이는 시스템 결함인가 금융기관의 관리 책임인가? 2024년 금융소비자보호법 개정안은 “AI 활용 금융서비스의 결과에 대해 금융기관이 최종적 책임을 진다”는 원칙을 명시했다. 그러나 실무에서는 하청 개발사·데이터 제공업체 등 다수의 주체가 얽혀 있어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하기가 어렵다. 이에 따라 법학계에서는 ‘공동책임제’와 ‘위험분담형 보험제도’ 도입을 제안하고 있다. 전자는 금융기관과 개발사가 일정 비율로 손실 책임을 나누는 구조이고, 후자는 AI 오작동에 대비한 전용 보험 상품을 통해 손실을 보전하는 방식이다. 이런 제도적 장치는 기술 리스크가 사회 전체로 전이되는 것을 방지하는 안전망 역할을 한다.

4. AI 금융거래에서의 개인정보 보호와 데이터 윤리

AI 금융은 방대한 개인 데이터를 기반으로 작동하기 때문에, 개인정보 보호는 핵심 윤리 과제다. 신용평가, 투자추천, 맞춤형 대출심사 등은 개인의 금융행동, 소비습관, 심지어 건강정보까지 분석 대상으로 삼는다. 문제는 이런 데이터가 잘못 사용되거나 유출될 경우 개인의 재정상태뿐 아니라 사생활 전체가 침해될 수 있다는 점이다. 2025년부터 시행된 ‘AI 금융 개인정보보호 강화법’은 금융기관이 AI 학습용 데이터를 사용할 때 반드시 익명화·비식별화 과정을 거치도록 규정했다. 또한, 금융소비자가 자신의 데이터 활용 목적을 선택하고, 언제든지 사용 중단을 요청할 수 있는 ‘데이터 자기결정권’ 제도가 도입되었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여전히 데이터 관리가 완벽하지 않다. 일부 핀테크 기업은 개인정보 처리 내역을 충분히 고지하지 않거나, 제3자에게 데이터를 위탁하는 과정에서 보안 사고가 발생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데이터 윤리의 확립은 기술 발전보다 더 중요한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금융의 신뢰는 결국 ‘정보의 윤리적 사용’에서 시작되기 때문이다.

5. 윤리적 AI 금융을 위한 거버넌스 구축

AI 금융의 윤리 문제는 개별 기업의 노력만으로 해결될 수 없다. 국가 차원의 거버넌스가 필요하다. 정부는 2024년 ‘AI 금융 윤리위원회’를 신설해, 금융기관·학계·시민단체가 함께 참여하는 협의체를 구성했다. 이 위원회는 AI 활용 기준, 데이터 투명성, 소비자 보호, 알고리즘 책임성 등 4대 원칙을 중심으로 윤리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있다. 또한, ‘AI 금융 인증제도’를 도입해 윤리 기준을 충족한 금융기관에 인증 마크를 부여하고, 소비자가 신뢰할 수 있는 서비스를 구분할 수 있도록 했다. 금융기관 내부에서는 ‘AI 윤리감사 시스템’을 운영해, AI 모델의 편향성·차별 가능성·투명성 여부를 주기적으로 점검하고 있다. 이러한 거버넌스 체계는 단순한 규제가 아니라, 지속 가능한 금융혁신을 위한 사회적 계약이다. 윤리적 기준이 명확할수록 시장은 더 안정적으로 성장하고, 소비자는 더 큰 신뢰 속에서 AI 금융을 이용할 수 있다.

6. 향후 과제와 글로벌 기준 정립

AI 금융의 윤리와 법적 책임 문제는 국경을 넘어선 과제다. 글로벌 핀테크 시장이 통합되면서, 한 나라의 규제 공백이 전체 금융 시스템의 리스크로 번질 수 있다. 따라서 국제협력 기반의 윤리 기준이 필요하다. 유럽연합(EU)은 2024년 ‘AI 법(AI Act)’을 제정해, 금융을 포함한 고위험 AI 시스템에 대한 투명성·책임성 요건을 명문화했다. 한국 역시 OECD, G20 등 국제기구와 협력하여 ‘AI 금융 윤리 국제표준’을 논의 중이다. 동시에, 국내에서는 법적 책임 구조의 세분화가 필요하다. 금융기관·개발사·데이터 제공자·소비자 간 책임 범위를 명확히 하고, 피해구제 절차를 간소화해야 한다. 또한, AI 기술 발전 속도를 따라잡기 위해 ‘AI 금융법’의 유연한 업데이트 체계가 요구된다. 윤리와 법은 기술보다 느리지만, 그 균형이 무너질 때 금융의 신뢰도 함께 무너진다. 기술이 인간을 대신하는 시대일수록, 법과 윤리가 인간의 역할을 다시 세워야 한다.

결론

AI 기반 금융거래의 윤리와 법적 책임은 단순한 기술 이슈가 아니라, 사회적 신뢰의 문제다. 알고리즘의 공정성, 데이터의 투명성, 책임의 명확성은 AI 금융의 지속 가능성을 결정짓는 핵심 요소다. 기술이 아무리 정교해도 신뢰가 없으면 금융은 작동하지 않는다. 따라서 AI 금융의 발전은 기술의 진화와 동시에 윤리적 제도 설계가 병행되어야 한다. 금융기관이 인간의 판단을 대체할수록, 인간의 책임은 더 분명해져야 한다. 결국 AI 금융의 미래는 ‘누가 더 빠르게 혁신하느냐’가 아니라, ‘누가 더 신뢰를 설계하느냐’에 달려 있다. 그 신뢰의 중심에 윤리와 법이 함께 서야 한다.